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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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도 자 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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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시 |
2011. 11. 3(목)부터 | ||
배포일시 |
2011. 11. 3.(목) | ||
담당부서 |
홍보실 실장 송도영 (차장 정태범 / 02-560-2097) |
뚝딱뚝딱 오늘도 희망을 두드립니다!
퇴직공무원과 함께 집수리 봉사 펼치는 공무원연금공단 |
대전광역시 동구 대동. 쌍둥이 고3 형제를 둔 김씨(52세) 부부는 기찻길 옆 주택가에 나지막한 지붕을 이고 산다. 네 식구 나란히 누우면 앉은뱅이책상 하나 놓을 자리도 남지 않을 문간방. 문을 열자 시큼털털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빗물이 옥상에서 벽을 타고 내려와 검은 곰팡이를 피웠기 때문이다. 옥상 방수 공사만 제대로 해도 한결 나으련만 정부의 기초생활비와 아내의 들쑥날쑥한 수입으로 꾸려가는 살림은 몸이 아픈 김씨의 약값을 대기에도 늘 퍽퍽하다.
엷은 구름이 하늘을 덮은 지난 10월21일. 공무원연금공단 대전지부 직원들이 김씨 집에 모였다. 집수리를 위해서. 연금 상담도 아닌 집수리를 과연 이들에게 맡겨도 좋을까? 그래서 퇴직공무원들이 합세했다. 철도청에서 30여 년 동안 건축 공사 감리를 맡았던 특급기술자 전정하 씨(66세)와 보건소에서 방역 전문가로 활동한 이병소 씨(60세)다. 대전?충청 지역의 공무원아파트 시설보수를 맡고 있는 (주)삼부의 직원들도 힘을 보탰다. ‘집수리 삼총사’가 모이자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김 씨의 표정도 밝아졌다.
봉사단의 ‘꼼꼼쟁이’들이 옥상 방수 공사를 위해 바닥의 부서진 시멘트를 쓸어내는 동안 ‘힘쟁이’들은 방에 있는 세간을 마당으로 옮겼다. 장판 교체와 도배를 위해서다. 살림살이들이 빠져 나간 방엔 김씨 가족의 비상연락망으로 보이는 형님, 응급실, 공부방의 전화번호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같은 시간 판암동 조씨(43세)네 집에서는 싱크대 교체 공사가 진행됐다. 초등학교 3학년인 막내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썼다는 싱크대는 테이프로 칭칭 붕대를 감고 있었다. 새 살림 들어온다며 엄마 조씨보다 더 신이 난 막내딸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왔다며 가쁜 숨을 색색거렸다.
독거노인, 장애인, 한 부모 가정 등의 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의 전기안전, 화재위험 등을 체크하고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사랑의 집수리 봉사는 2010년 시작됐다.
수십 년 동안 건축, 전기, 소방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퇴직공무원들의 지식과 경험이 공단과 결합한다면 무주택 공무원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일반 국민들의 보금자리까지도 돌볼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도움이 필요한 곳을 모두 지원할 수는 없다. 보통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직접 현장을 방문한 뒤 거주자의 실제 형편, 공사 규모, 필요한 기술, 예산 등을 전문가와 꼼꼼히 따져 수리할 집을 최종 결정한다.
한정된 예산과 시간 때문이다. 먼저 집수리 봉사에 필요한 재원은 공단 임직원들이 자신의 월급에서 자발적으로 기부한 ‘사랑 나눔 기금’으로 마련된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3,0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돼 작년에는 60가구의 집을 고쳤고 올해는 10월 말 현재 34가구의 집을 수리했다.
봉사 시간은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결정한 ‘GEPS 나눔의 날’을 이용한다.
오후 5시. 김씨 집의 작업이 끝났다. 곰팡이 핀 벽지는 하얀 새 옷을 갈아입었고, 빗물 젖은 스티로폼을 걷어낸 자리엔 푹신한 장판이 깔렸다. 숭숭 구~멍 난 옥상은 비로 쓸고, 솔로 털고, 공기 압착기로 불어낸 뒤 방수액을 두텁게 발라 물 한 방울 통하지 못하게 막았다.
비가 지독히도 내렸던 지난여름 빗물 새는 방에서 가족들이 잠을 설칠 때는 가장으로서 참 찹찹했다는 김씨는 “올 겨울엔 함박눈이 쏟아져도 걱정 없겠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봉사활동에 참여한 퇴직공무원 전정하 씨는 “수십 년 현장 밥을 먹었지만 나눔의 즐거움을 배우기는 처음”이라며 “친구와 노는 것도 마다하고 싱크대 들여오는 과정을 지켜보던 아이의 눈빛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소 씨는 처음엔 기술도 없이 마음만 앞서는 것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맥가이버’들 뒤를 묵묵히 따라다니다 보니 일반 봉사자의 손길도 귀하더라.”며 봉사에 뜻이 있는 퇴직공무원의 참여를 권했다.
내일은 또 어떤 이웃의 보금자리를 찾아 희망을 뚝딱거릴까. 집수리 삼총사들이 하늘을 향해 엉덩이를 맞댄 채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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