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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매립지 주변 작업 시에 주의해야 하는 질병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 감염내과전문의 방 지 환


최근 전국적인 구제역 유행에 따라 매립되는 가축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매몰해야 하는 가축 수에 비해 적절한 매립지, 장비, 인력 등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립지를 중심으로 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이미 일부 매립지 주변에서 침출수와 악취가 문제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결국, 매립지 주변 정화작업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정화작업에 많은 공무원들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가축 매립지 주변은 동물의 장() 또는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밀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유해 가스도 존재할 수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매립지 주변 작업 중 노출될 수 있는 건강 위해 요소와 이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매립지 주변에는 소화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각종 미생물이 일반 토양에 비해 많이 분포할 수 있다. 이러한 질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으로는 세레우스균, 클로스트리디움균,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캄필로박터균, 여시니아균 등이다. 각 병원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노출 후 수시간  10일 사이에 구토,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발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들 병원체에 의해 질병이 유발되더라도 건강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수일 이내에 회복된다. 하지만, 1) 만성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2) 고열, 의식 저하, 소변량이 급격히 감소할 정도의 심한 탈수 등이 있는 경우, 3) 증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등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들 질환은 원인이 되는 미생물을 입으로 섭취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우선 작업 중에는 장갑, 보호복 등의 보호장구를 잘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작업 후에는 비누를 이용해서 손을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작업 도중 음식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은데, 만일 불가피한 경우라면 먼저 손을 씻은 후에 식사를 하거나 흡연을 해야 한다. 또한, 매립지 주변에서 채수한 지하수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으며, 불가피할 경우에는 끓여서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일부의 병원성 미생물은 아주 적은 수로도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작업 후에 샤워를 하는 것이 좋겠다.


작업 중에 생긴 상처를 통해 들어간 미생물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파상풍이며, 드물게 보툴리누스 중독증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작업지 주변이 경기도 북부 또는 강원도 북부이면서 야생동물이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라면 공수병(恐水病)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이들 질환은 작업 중 상처가 생기거나 동물에 물려서 발생하며 수일  수개월 후 마비나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만일 상처가 생기거나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에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부위를 비누를 이용해서 잘 씻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상처 또는 교상(咬傷) 부위를 씻지 않고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누로 잘 씻기만 해도 해당 질환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만일 강원도 북부 또는 경기도 북부에서 작업 중 동물에게 물렸다면 즉시 관할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하고 공수병에 대한 예방치료를 해야 한다.


한편, 매립지 주변에는 동물의 사체가 분해하면서 나오는 가스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황화수소 암모니아, 유기산 등이 매립지 주변에 높은 밀도로 존재할 수 있다. 이들 유독가스는 안구(眼球) 이물감,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흔히 유발할 수 있으며,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질식(窒息), 청색증(靑色症),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밀폐된 곳에서 작업을 피하고 맑은 공기를 자주 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밀폐된 곳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안전장비를 철저히 착용하고 안전지침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체 분해 시 가스는 매립지 주변 지반을 약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매립지 주변에서 작업할 때에는 각종 안전사고에 주의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매립지 주변에는 많은 건강 위해 요소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매립지 주변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위생수칙과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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